"강남 폭우 가장 기억... 주민 네트워크로 극복, 처음 다짐 새기게 돼"
"행정문화복합청사 & 녹색강남 만들 것"... 직접 현장 뛰는 행정가 꿈

[민주신문=김현철 기자]

구청 집무실에서 조성명 강남구청장. ⓒ강남구청
구청 집무실에서 조성명 강남구청장. ⓒ강남구청

조성명 강남구청장은 충남 당진 출신으로 1970년대 상경해 강남에 터를 잡은 뒤 유통업으로 자수성가한 인물이다. 그는 어느 정도 먹고 살만해졌다 싶었을 때 봉사활동에 적극 참여하는 등 대외활동에 나서면서 주민을 위해 일해 보고 싶다는 생각이 정치에 발을 들이게 된 계기라고 말한다.  

실제 2002년 강남구의원, 2010년 강남구의장, 2022년 강남구청장까지 강남 거주 50년, 20여년 정치에 몸 담은 그의 정치 구력과 철학을 보면 초선이지만 내공을 지닌 구청장이라 할 수 있다. 

조 구청장은 100일간 구정을 돌보면서 가장 기억에 남는 순간으로 8월 집중호우로 강남이 물에 잠겼을 때라고 말했다. 그는 "교통마저 마비될 정도로 엄청난 폭우에도 휴대전화를 통해 현장 상황을 생생하게 파악할 수 있었고 발 빠르게 대처할 수 있었다"며 그 이유를 "오랫동안 강남에서 살고 버텨온 현장 경험과 오랜시간 다져온 네트워크 때문"이라고 자랑스럽게 말했다. 

또한 ‘강남 재건축’하면 꼬리표처럼 따라붙는 부동산 투기, 집값 상승에 대해선 부정적인 인식이 존재하지만 주민들에게는 ‘삶의 질과 안전문제’가 직결된 사안이라며 빠른 사업 추진 필요성을 주장하기도 했다.  ‘수치’가 아닌 ‘가치’를 만드는 행정가가되고 싶다는 조 구청장은 주민의 자율성을 높이는 ‘작은 행정’으로 강남구정에 변화를 만들어 보고 싶다고 말했다. 그 이유가 유한한 행정자원만으로는 사회 각 분야에 필요한 서비스를 시의성 있게 제공하는 데 한계가 있기 때문이라고 말한다. 

민선 8기 기초자치단체장 취임 100일을 맞아 지금까지의 소회, 앞으로 남은 과제와 강남 비전에 대한 그의 생각은 어떤지 들어봤다. 다음은 조성명 구청장과의 일문일답.  

조성명 강남구청장이 지난 8월 서울 강남 구룡마을을 찾아 수해복구 현장을 둘러보고 있다.  ⓒ강남구청
조성명 강남구청장이 지난 8월 서울 강남 구룡마을을 찾아 수해복구 현장을 둘러보고 있다. ⓒ강남구청

-강남구청장 취임 100일 차를 맞은 소회가 궁금합니다.
"100일 동안 다양한 일이 있었지만 가장 기억에 남는 일을 꼽자면 8월 집중호우 사태가 생각납니다. 교통마저 마비될 정도로 엄청난 폭우에도 불구하고 개인 휴대전화를 통해 현상 상황을 생생하게 파악하고 발 빠르게 대처할 수 있었다는 점에서 오랫동안 제가 이 지역에서 다져온 네트워크의 힘을 새삼 깨달을 수 있었습니다. 지난 7일에도 당시 수해를 입었던 구룡마을과 탄천을 방문해 복구 상황을 점검했는데, 당시 느꼈던 마음가짐을 다시금 가슴에 새기는 계기가 됐습니다. 나와 내 가족이 살고 있고, 앞으로도 계속 살아갈 이 지역을 더 안전하고 살기 좋은 곳으로 만들겠다는 처음의 다짐을 잊지 않고 구정을 펼쳐나가겠습니다"
 
-정치를 시작한 계기는 무엇이고, 정치인으로서 보람을 느낀 경험이 있다면 무엇입니까.
"지역에서 왕성하게 봉사활동하던 시절 주변에서 정치에 입문해 보는 것이 어떻겠냐고 권유하시는 분들이 계셨고, 저 역시 제도권 내에서 체계적으로 구민을 위해 일해 보고 싶다는 생각에 정치의 길을 걷게 됐습니다. 그렇게 시작한 강남구의회에서의 활동도 의미 있었지만 구청장이 된다면 직접 지자체의 살림을 한다는 점에서 경영인으로서의 능력을 발휘할 수 있을 것이라는 생각에 강남을 위해 마지막으로 봉사한다는 마음으로 출마하게 됐습니다. 아직은 초선 구청장이기에 구정을 배우고 있는데, 그때마다 직원들의 열정에 감탄과 보람을 느끼면서도 제가 먼저 솔선수범하는 자세로 주민을 위한 봉사를 실천해야겠다는 책임감을 가지게 됩니다"

-선거 때 공약과 취임식에서 발표한 여러 사업 가운데 꼭 이뤄야 할 대표 역점사업 3가지를 꼽는다면 무엇입니까.
"첫 번째로는 ‘행정문화복합청사’ 건립을 들 수 있습니다. 현재 구청 청사가 작고 낡은 탓에 일부 사업부서는 외부 건물에 흩어져 있어 높은 행정수요를 감당하지 못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노인이나 장애인 등 사회적 약자의 행정접근성을 보장하는데도 한계를 보이고 있습니다. 현재 국제교류복합지구와 수서역세권 사이에 행정업무시설과 함께 전망대와 공원 등을 설치해 문화와 자연을 함께 느낄 수 있는 복합시설로 조성한다면 도쿄도청이나 텍사스 주청사처럼 많은 이들이 찾는 관광자원도 될 것입니다.
또한 구민의 삶의 질을 높이기 위한 재건축 활성화도 빼놓을 수 없습니다. 외부에서는 강남 재건축을 ‘부동산 투기’나 ‘집값 상승’ 측면으로 바라보는 시각이 강하지만 지역주민에게는 ‘삶의 질 향상’과 직결된 문제입니다. 현재 재건축 대상 건물들은 지어진 지 30~40년이 지나서 주거환경이 열악하고, 건물이 낡아 안전상의 문제도 무시할 수 없습니다.
아울러  강남구를 인간과 자연이 어우러진 ‘걷고 싶은 도시’로 재포지셔닝 하는 일을 꼽고 싶습니다. 저 역시 주민들께 한강과 탄천, 양재천, 세곡천을 이어 구민 여러분이 힐링할 수 있는 수변 생태·문화·레저 공간으로 만들겠다고 약속했는데 첫 시작으로 송파구와 맞닿아 있는 탄천 산책로 중 단절된 부분을 신설하고 자전거도로와 연결하려 합니다. 국기원 옆 역삼문화공원 부지에 지하주차장과 지상 테마공원을 겸한 ‘휴가든’ 조성, ‘돌산체육공원’, 배수지 지상공간을 활용한 ‘삼성해맞이공원’ 등 곳곳에 틈새녹지를 조성해 도심에서 자연을 만끽할 수 있도록 하고자 합니다"

영동대로 공사현장을 방문한 조성명 강남구청장 모습.  ⓒ강남구청
영동대로 공사현장을 방문한 조성명 강남구청장 모습.  ⓒ강남구청

지난 8월 집중호우로 강남도 큰 수해를 입었는데, 예방책은 무엇입니까.
"이번 수해도 곳곳의 지류가 본류로 합류하는 저지대 구간에서 병목현상이 일어나 피해가 발생했습니다. 2023년 10월까지 역삼초·논현초 주변에 하수암거를 신설하고 지하주차장 등의 피해를 막기 위해 엔진양수기와 엔진발전기를 확보할 예정입니다. 연말까지 강남역 4번 출구 인근을 비롯해 역삼동 내 하수관 8개소를 대상으로 낡은 하수관을 교체하고 관로를 직선화해 빗물이 잘 빠질 수 있게 만드는 개량사업을 실시합니다. 또 폭우로 맨홀 뚜껑이 사라졌을 때 사람이 하수도에 추락하는 것을 예방하고자 강남역과 대치동 일대 맨홀 120곳에 추락방지시설을 설치했는데, 추후 침수취약지역을 중심으로 400여 개소까지 확대할 예정입니다"

국내외 관광객에게 강남의 매력을 알리기 위해 준비 중인 사업이나 전략이 있다면 무엇인가요.
"강남지역 특성을 살린 문화관광 콘텐츠 개발에 집중하려 합니다. 얼마 전 막을 내린 ‘강남페스티벌’에 이어 거리공연 콘텐츠를 활성화하고자 11월까지 강남구의 주요 관광명소를 배경으로 ‘Fun&Pan 강남’을 진행합니다. 도산대로 일대를 지구단위계획 구역으로 지정하고 글로벌 뷰티·문화 클러스터로 구축하기 위한 사업도 진행 중입니다. 의료관광 분야에서도 강남구는 올해 지자체 최초로 의료관광 전용 플랫폼 ‘메디컬 강남’을 오픈하고 10월 한 달간 관내 협력기관과 함께 의료관광 축제 ‘강남 메디투어 페스타’를 개최합니다. 특히 몽골, 카자흐스탄을 비롯해 중증치료 인프라가 부족한 중동 국가의 경우 강남구의 선진의료시스템에 대한 수요가 높은 만큼 계속해서 해외 의료관광객을 대상으로 다양한 홍보전략과 환자-의료기관 연계서비스를 개발해 나가겠습니다"

현재 강남이 처한 가장 어려운 현안은 무엇입니까.
"삼성동 도심공항터미널은 2019년 한해 이용객만 35만명에 달할 정도로 인근 지역주민과 관광객, 해외를 오가는 기업인이 즐겨 찾는 곳으로 만약 운영이 중단되면 시민들의 불편이 클 뿐만 아니라 지역경제도 큰 타격을 입게 됩니다. 현재 진행 중인 영동대로 복합개발과 현대차 GBC, 국제교류복합지구 조성사업이 완료되고, 고속철이 삼성역까지 연결되면 이곳의 역할과 입지는 오히려 더 강화돼야 합니다. 삼성동 공항터미널 운영은 재개돼야 하며, 관계기관이 모여 해결방안을 찾아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지난 9월 30일 '강남페스티벌' 개막식에서 조성명 강남구청장이 인사말을 하고 있다.  ⓒ강남구청
지난 9월 30일 '강남페스티벌' 개막식에서 조성명 강남구청장이 인사말을 하고 있다.  ⓒ강남구청

좌우명 또는 정치인으로서 최종 꿈은 무엇인지요. 
"저는 ‘수치’가 아닌 ‘가치’를 만드는 행정가로서 주민이 체감할 수 있는 생활 속 변화를 만들고 싶습니다. 이를 위해 사회를 구성하는 다양한 주체와의 협업을 통해 주민의 자율성을 높이는 ‘작은 행정’을 추구하려 합니다. 유한한 행정자원만으로는 사회 각 분야에 필요한 서비스를 시의성 있게 제공하는 데 한계가 있기 때문입니다. 장기적인 사회발전의 방향을 설계하고 기틀을 마련하는 건 행정부가 맡고 구체적인 운영은 주민의 자율성에 맡기는 것이 이상적입니다. 이 원칙을 바탕으로 주민이 공감하는 변화를 이끌어낼 수 있도록 현장에서 발로 뛰는 행보를 이어가겠습니다"

마지막으로 구민들께 하고 싶은 말씀 있으신가요.
"모두가 잘 알고 있듯 강남구의 하드웨어적 성장은 이미 상당한 수준에 이르렀습니다. 이제는 양적 팽창보다는 소프트웨어, 즉 삶의 질 향상이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이제 강남구는 세계를 대표하는 도시로서 새로운 가치 모델을 만드는 ‘퍼스트 무버’가 돼야 합니다. 그리고 이 모든 과정의 바탕에는 구민의 목소리가 있어야 합니다. 저는 민-관이 편안한 관계를 유지하고, 긴밀히 소통할 수 있도록 초석을 놓고 싶습니다. ‘내가 선택한 사람이 나를 위해 열심히 일한다’는 감동을 주고, 구민 여러분의 신의에 보답해서 신뢰를 주는 구청장이 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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